인류는 우주를 더 깊이 관측하기 위해
지상 망원경, 우주망원경, 초장기선 간섭계 등
수많은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저궤도(Low Earth Orbit)에
수천 기의 위성이 배치되면서
천문 관측 환경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반사광(빛 공해), 전파 간섭, 궤도 혼잡과 같은 문제는
관측 데이터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특히 광학·전파 천문학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위성을 ‘관측 친화적으로’ 설계하거나
국제기구에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주 관측에 방해를 최소화하는 위성 설계 기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제 규제 사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목차
1️⃣ 우주 관측을 방해하는 요소들
2️⃣ 관측 친화적 위성 설계 기술
3️⃣ 국제적 규제 및 협력 사례
4️⃣ 결론
1. 우주 관측을 방해하는 요소들
1) 광학 관측 방해 — 위성 반사광
저궤도 위성은 태양광을 반사해 밝은 궤적을 남깁니다.
특히 해질 무렵·해 뜰 무렵에는 밝기가 더 강해져
장노출 사진에 선처럼 찍히는데,
이는 희미한 천체나 초신성 순간 관측 같은
정밀 관측 작업에 큰 장애가 됩니다.
아직은 위성 반사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지만,
밝기 감소 기술이 빠르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2) 전파 관측 방해 — 인공 신호 간섭
전파 망원경은 우주에서 오는
아주 약한 전파 신호를 탐지하기 때문에
저궤도 위성의 전파 방출은 치명적입니다.
특히 저주파(30~300MHz) 영역은
성간 물질, 초기 우주, 중성수소 관측에 중요하기 때문에
인공 전파 간섭을 줄이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3) 궤도 혼잡 — 충돌 위험과 우주 쓰레기
수천 기의 위성이 올라가면서
- 충돌 위험
- 파편 증가
- 궤도 유지 관리 난이도 상승
과 같은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러한 파편은 지상 관측뿐 아니라
우주망원경의 안전에도 영향을 줍니다.

2. 관측 친화적 위성 설계 기술
🕶️ 1) 밝기 감소 설계(광학 영향 완화)
기업과 학계는 위성 반사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① 어둡게 칠한 위성 표면(DarkSat)
위성 본체를 빛 반사율이 낮은 코팅으로 덮어
지구에서 보이는 밝기를 낮추는 방식입니다.
② 햇빛 가리는 차광막(VisorSat)
위성 본체에 작은 차양막(visor)을 설치하여
태양광이 위성 몸체로 직접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합니다.
이 기술은 실제로 반사광을 크게 줄인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③ 태양 각도 기반 자세 조정
위성은 특정 시간대에
지구에서 보이는 각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태양광 반사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발사체와 위성 운영사가 협력해
관측 시간이 많은 시간대에는
반사광이 덜 보이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설계합니다.
📡 2) 전파 간섭 최소화 설계(전파 천문학 보호)
① 주파수 대역 제한 및 필터링
위성 통신은 특정 대역만 사용하도록 설계하고,
그 외의 주파수 방출을 극적으로 줄이는 필터 회로를 탑재합니다.
② 비의도성 방출(무심코 나가는 전파) 감소 기술
불필요하게 새어나가는 전자기파를
위성 내부에서 차폐(Shielding)하거나
송수신 장비를 엄격히 조정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③ 전파 천문학 보호구역(Radio Quiet Zone) 준수
예: 미국 국립전파천문대 지역은
특정 반경에서 강한 전파 송신이 금지되어 있으며,
일부 위성은 해당 지역 위를 통과할 때
전력 출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됩니다.
🛰️ 3) 우주 쓰레기 예방을 위한 설계
① 자체 감속 기능(드래그·추력 조정)
위성 수명이 끝나면 스스로 대기권으로 떨어져
안전하게 소멸하도록 설계합니다.
② 충돌 회피 알고리즘 도입
AI 기반 궤도 예측 시스템이
충돌 가능성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회피 기동을 하도록 설계됩니다.
③ 저궤도 배치
저궤도(Low Earth Orbit)에서는
수명이 끝난 위성이 자연적으로 궤도 감속을 거쳐
대기권으로 재진입하기 때문에
우주 쓰레기가 장기간 남는 위험이 줄어듭니다.
3. 국제적 규제 및 협력 사례
🌎 1)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주파수 규제
ITU는 위성 통신 대역을 국제적으로 관리하며
전파 천문학이 사용하는 특정 대역을
보호 주파수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위성 운영사는
이 대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송수신 출력을 조정해야 합니다.
🔭 2) IAU(국제천문연맹)의 권고안
IAU는 대량 위성군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 위성 밝기 상한치 설정
- 특정 관측 시간대(새벽·황혼) 배치 조정
- 위성 반사 감소 설계 권장
- 위성 궤도 및 배치 투명성 확보
천문 연구자들이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운영사와 사전 협의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 3) 국가별 규제 및 허가 절차
각국의 항공·통신·우주 기관은
위성 발사 허가 조건에
관측 영향 최소화 의무를 부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예:
- 미국 FCC는 밝기 감축 계획 제출 요구
- 유럽 우주국(ESA)은 충돌 회피 등 우주 쓰레기 방지 규정 강화
- 호주·남아공 등 전파관측 강국은 전파 보호구역 확대
향후 국제 표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 위성 시대와 관측 과학의 균형을 향해
저궤도 위성군의 확대는
우주 인터넷·통신 혁신이라는 거대한 이익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천문학과 우주 과학에 새로운 부담을 주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 반사광 감소 기술, 전파 간섭 방지 설계,
궤도 쓰레기 방지 기술 등
다양한 ‘관측 친화형 위성 설계’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기구와 천문학계, 위성 기업 간 협력은
우주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인류는
혁신적인 통신과 정밀한 우주 관측이 공존하는 하늘을 만들기 위해
기술·정책·협력을 함께 발전시켜야 합니다.
위성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제 중요한 것은 균형 있게 유지하는 지혜입니다.